위스키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가 ‘하이볼’이다. 몇 년사이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다면 하이볼이 인기를 끌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이 유명하다보니 일본에서 하이볼이 시작됐다고 알고 있지만, 이미 하이볼은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대중화됐고 대부분의 칵테일 가족들처럼 영국(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18세기 후반에 인공적인 탄산이 발명됐고, 그 후 19세기 초에 현재 우리가 즐기는 탄산수가 도입됐다. 19세기 초에는 위스키보다는 브랜디를 사용했는데 이후 스카치 위스키와 탄산수가 들어간 하이볼을 선호하게 됐고 이 시기에 스카치 앤 소다(Scotch & Soda)’가 탄생했다.
1880년대에 스카치 위스키 하이볼은 영국에서 인기를 끌었고, 하이볼이라는 용어는 1890년대 이후 사용됐다. 하이볼과 관련된 다양한 기원들이 알려져 있지만 진실은 알 수 없다. 결론적으로 ‘Scotch & Soda’가 ‘High Ball’로 발전됐고 하이볼의 원조는 일본이 아닌 영국이다. 하지만 하이볼 열풍에서 일본 위스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위스키의 시작은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일생과 같이 한다.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1924년 일본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인 야마자키를 시작으로 스코틀랜드와 유사한 자연환경을 가진 북해도에 요이치 증류소를 설립했다. 니카 위스키를 선보이며 산토리 위스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 위스키의 양대 산맥이 됐다. ‘타케츠루 마사타카’의 영화 같은 이야기는 2014년 ‘맛상(マッサン)’이라는 드라마로 소개 되면서 일본 위스키 붐을 이끌었다.
맛상(マッサン) 드라마와 관련된 놀라운 사실은 2015년 NHK 방송에서 ‘한국의 맛상’으로 소개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를 운영하는 김창수 대표이다. 김창수 위스키는 이미 소개했고 얼마 전 군산 맥아를 사용하고 영동 오크통 제작소에서 신갈나무로 만든 한국산 오크통에서 숙성한 ‘김창수 위스키 02’가 출시됐다. 초창기 일본 위스키도 스카치 위스키와 유사한 맛과 향으로 청주를 즐겨 마시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강하게 여겨져 인기가 없었다. 이에 산토리 위스키 회사에서는 맥주와 경쟁하기 위해 하이볼을 개발해 마케팅하기 시작했고, 음식과 하이볼을 즐기는 콘셉트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됐다.
국내에서도 이자카야나 주점에서 일본 위스키를 사용한 하이볼을 판매하면서, 일본 위스키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 현재 위스키 열풍에 휩싸여 일부 일본 위스키는 출시와 동시에 완판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품질을 인정받은 일본 위스키는 세계 위스키 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종주국 스카치 위스키를 위협하며 전세계적으로 판매할 물량이 부족하다. 현재 일본 위스키의 수출액은 약 4,500억 원이며, 홍콩의 위스키 경매에서는 산토리 위스키인 ‘야마자키(Yamazaki) 55년 숙성 싱글 몰트’가 약 9억 원에 낙찰됐다. 일본에서 출시된 가장 오래 숙성한 위스키다.
다시 하이볼로 돌아가면 위스키와 믹서(탄산수, 토닉워터 등)만으로 완벽한 맛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고, 대중이 좋아하는 다양한 맛을 가진 재료를 추가해 자신만의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박나래가 선보인 ‘얼그레이 하이볼’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여기저기서 얼그레이 하이볼을 맛볼 수 있게 됐다.
하이볼은 만들기 쉽고, 다재다능한 조합으로 다양한 맛을 표현할 수 있으며, 빠르고 효율적이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즐길 수 있고 개성만점인 나만의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혹시, 내가 만든 하이볼이 인기가 생겨서 제품으로 출시되는 꿈을 꿀 수도 있다.
성중용 디아지오 월드클래스아카데미 원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