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태양광이 농촌의 미래… 유럽 보급 제도 벤치마킹해야”
“영농형태양광이 농촌의 미래… 유럽 보급 제도 벤치마킹해야”
  • 이훈 기자
  • 승인 202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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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성 엔벨롭스 대표

“농촌의 미래를 상상해 보면 농민은 점점 사라지고 작물 생산은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지농업도 스마트화돼야 합니다.”

서울 성수 엔벨롭스 사무실에서 만난 윤성 대표<사진>는 농업의 스마트화를 강조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버지 영향으로 자연스레 기후환경기술 관심

윤 대표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환경과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바로 윤 대표의 아버지가 환경전문가로 평생 일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 역시 환경공학 학사와 에너지 기술경영 석사를 졸업하고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기후관련 개도국 및 국제기구와의 국제협력과 국가 R&D사업 타당성 분석을 수행하며 기후환경기술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5등급 태풍 피지 강타…농지와 태양광발전 공존 기술 제안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한 개도국 현장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던 윤 대표는 중소기업에 입사해 피지에서 바이오매스 발전소 사업을 위해 파견근무를 하게 됐다.

“가족이 함께 피지에 머물며 근무하던 2016년 당시 남반구 최대 태풍으로 기록된 Cyclone Winston(5등급 태풍)이 피지를 강타했었고 피지는 큰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피지의 작은 섬이나 낙후지역 같은 경우는 오랜 기간 복구되지 않고 전기가 없이 살아가는 것을 보며 우리에게는 공기처럼 당연한 전기가 없는 삶도 있고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약 8억명의 인구가 아직도 전기 없이 산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윤 대표는 창업 이후 낙후지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피지 정부 및 주민들과 논의하면서 피지의 영국 식민지 시절 첫 수도가 있는 섬이자 유네스코 지역이 있는 오발라우섬(Ovalau Islands)에 신재생에너지가 절실히 필요한 것을 알게 됐다. 오발라우섬은 다양한 기후변화 요인이 있을 때 연료공급 및 식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며, 현재 100% 디젤발전에 의존해 소음 피해도 겪고 있었다.

피지 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오발라우섬을 100% 신재생에너지 섬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경제성, 기술, 부지 문제 등으로 인해 목표 달성에 애로가 있었다. 또한 피지 정부는 일반 태양광발전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적정 부지가 농지 대부분이라 이를 태양광 부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엔벨롭스는 농지와 태양광이 공존할 수 있는 영농형태양광 기술을 찾게 됐고 이를 피지 정부에 제안해 엔벨롭스의 첫 영농형태양광 사업이 추진되는 계기가 됐다.

“엔벨롭스는 피지에서 첫 사업을 진행하며 영농형태양광에 대한 기술분석과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됐고, 영농형태양광의 적절한 음영 제공으로 농촌의 에너지전환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작물 고온피해와 가뭄 피해도 저감시킬 수 있는 농업 기후적응기술로서도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농촌의 미래에 영농형태양광이 있다’라는 비전을 보고 영농형태양광에 집중해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영농형태양광 보급 활성화 총력

국내에서도 영농형태양광 보급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까지 영농형태양광 제도 시행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영농형태양광 제도 확대에 힘을 더하고 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농을 영위하는 농업인이 직접 태양광발전사업을 하려는 경우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면 농지의 일시사용 허가도 원스톱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생산된 전기에 대해 우선 구매·컨설팅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농형태양광법(영농태양광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내의 경우 농지에 영농형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일시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최대 8년까지만 유지가 가능합니다. 이마저도 인허가가 어려운 실정이지만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이 도달하는 약 8년 내외에 영농형태양광을 철거해야 해 사업성이 없는 것이 국내의 현실입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5년간 다양한 영농형태양광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계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랑스 등 유럽에서의 영농형태양광 보급 제도를 벤치마킹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태양광 도입 초기시절에 산지와 농지를 훼손하고 REC 확보만을 위한 보여주기식의 태양광 등 무분별하게 설치된 케이스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태양광 시장 모멘텀을 크게 해친 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영농형태양광도 농지의 작물과 환경에 대해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설치된다면 결국 같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랑스 등 선진국형 영농형태양광 모델과 같이 설계 단계부터 작물영향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작물의 기후 피해 저감을 위한 적응시설로써 영농형태양광이 도입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농민 수용성도 따라올 수 있으며 영농형태양광이 단순한 농지 위 발전 시설이 아닌 기후변화 시대의 미래농업기술로써 활용되고 확산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윤 대표는 ‘영농형태양광은 미래농업기술’이라며 엔벨롭스의 목표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영농형태양광은 작물의 고온 피해 등 다양한 기후 피해를 방지할 수 있고, 태양광발전을 통해 농민들에게 추가 소득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농형태양광은 전동화되는 농기계와 자동화되는 농업시설을 대응할 수 있는 농업의 미래 핵심 인프라로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엔벨롭스는 미래 농업에 대응하는 핵심 인프라인 스마트 영농형태양광을 서비스하는 혁신적인 회사가 될 것입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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