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전력시장에서 유연한 전력 공급원으로써 적극 대응할 것"
"빠르게 변하는 전력시장에서 유연한 전력 공급원으로써 적극 대응할 것"
  • 이훈 기자
  • 승인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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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영기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 회장

최근 들어 냉난방·취사·공정열 등에 사용되던 석유가스가 전력으로 대체되면서 소비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른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요금이 낮기 때문이다. 발전소만 충분하다면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엄청난 규모의 발전소와 송전 설비를 건설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전력 수요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수요관리사업자로 구성된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는 2014년 설립 이후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았다. 설립 초기 8개사에 불과했던 회원사가 10년차를 넘어선 현재는 18개사로 늘었고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수요자원 규모도 1,520MW에서 약 4,500MW로 3배 가량 증가했다.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영기 회장<사진>을 만나 그동안의 업적과 앞으로의 비전,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는 수요관리사업자로 구성된 사단법인입니다. 수요관리사업자는 수요자원 거래시장(DR)에서 전력 수용가와 전력시장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근거 법규인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2조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8조제2항 [별표1]에 수요반응관리서비스제공사업자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우리나라 전력시장에 개설된 2014년에 우리 협회도 ‘수요관리사업자협회’라는 명칭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수요관리제도의 원활한 정착·발전과 회원사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국가 전력수급 균형에 기여하고 고객사의 합리적인 에너지사용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 8개사에 불과했던 회원사가 10년차를 넘어선 현재는 18개사로 늘었고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수요자원 규모도 1,520MW에서 약 4,500MW로 3배 가량 증가하였습니다. 이후 2020년 7월 한국전력수요관리협회라는 명칭으로 변경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업적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협회는 그동안 협회의 설립 목적에 따라 수요관리제도의 안정적인 국내 전력시장 정착과 발전, 그리고 협회 회원사인 수요관리사업자 간의 상호 협력 및 유대 관계 증진에 매진하여 왔습니다. 시장 초기에는 다양한 기관 및 단체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수요자원 거래시장의 홍보와 수요자원 창출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지역본부와 ‘건물 수요관리 기반구축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에너지공단 대전·충남지역본부와도 ‘대전·충남지역 전력수요관리 기반구축사업 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또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와 ‘국민DR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고 서울시, 서울에너지공사와는 ‘서울시민 가상발전소 100MW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들과 업무 협력을 통해 수요자원거래시장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의전기 수용가들이 DR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여 왔습니다. 또한 고려대학교와 에너지인력양성사업 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수요자원 거래시장 관련 인력 양성에도 노력하여 왔습니다.

DR이 등장한 후 10년여 기간 동안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후변화 등 대내외 여건에 따른 전력시장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에 맞춰 DR 관련제도도 정비되어 왔습니다. 협회는 전력거래소와 ‘DR 제도개선협의체’를 구성하여 전력거래소의 제도개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수요관리사업자 회원사와 논의하고 의견을 결집하여 전력거래소에 전달하여 왔습니다. 또 전력거래소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DR시장 관련현안 사항을 비롯해 전력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DR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관련한 해외 사례를 분석해 발전 방향을 모색하여 왔습니다.

협회 내에서는 회원사 실무자급으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여 일선 현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및 개선 방안을 논의하여 제도개선 협의체를 통해 전력거래소에 건의하는 등 제도개선에 앞장서 왔습니다.

2019년부터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민DR, ‘에너지쉼표’가 본격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협회 내에 국민DR위원회를 구성하여 국민DR 분야 제도 개선 및 국민DR사업자의 애로사항 등을 논의하여 개선 방안을 강구해오고 있습니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기소비자가 인센티브 또는 시간대별 전기요금 제도에 반응하여 평상시 소비패턴으로부터 전기사용량 수준을 변경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수요자원 거래시장이란 전기 사용자가 DR의 행위를 통해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 가격이 높을 때 또는 전력계통 위기 시에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으로 보상받는 제도입니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2014년 DR시장이 우리나라에 처음 개설되었습니다. 이후 현재 비상대응 의무감축(신뢰성DR)과 자발적 수요감축(경제성DR/피크수요DR/미세먼지DR)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 가정 등 소규모 수요자원이 참여하는 국민DR시장과 Plus DR, Fast DR(주파수DR), 제주DR 등이 운영 중에 있습니다. 비상대응 의무감축은 전력수급 비상시에 전력거래소가 등록 용량에 대해 수요 감축 요청을 하여 피크부하를 억제함으로써 계통 신뢰도를 확보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자발적 수요 감축은 전기 사용자의 자발적 참여를 의미하며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입찰에 참여하여 가격이 높은 시간대에 낙찰량만큼 수요를 감축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또 예측 수요가 기준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거나, 겨울과 봄철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경우에도 참여 가능합니다. 현재 수요자원 거래시장에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4,570여 고객사가 4,555MW 규모의 수요자원 용량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민DR(에너지쉼표)은 주택, 소형점포, 아파트 개별세대 등 계약전력 200kW 이하의 소규모 전기사용자가 참여하여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수요관리 제도로 2019년 12월 도입되었습니다.

전력수급 비상시나 미세먼지 나쁨 권역이 3개 이상 등 요건 발생 시 전력소비를 감축하게 됩니다. 에너지쉼표에는 2023년 12월 2만 3,000여 고객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전력계통 주파수가 기준 주파수 이하로 하락할 때 발동되는 ‘주파수DR’과 전력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신재생에너지 발전기 출력 증가로 인한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플러스DR’도 있습니다. 플러스DR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량이 많은 제주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어 육지로도 확대될 계획입니다.

DR시장 효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DR시장의 큰 축인 비상대응 의무감축DR과 자발적DR을 통해 수요예측 오차나 자연재해 및 발전기 고장 등으로 인한 단기 수급 불균형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력 피크 억제 효과로 대규모 발전소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으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또 전력수요가 높은 시기에 가격이 비싼 발전자원을 대체함으로써 한전의 전력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보조서비스로는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가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총 2,607GWh의 전력수요를 감축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외에도 가정이나 소형점포 및 상가 등 소규모 전기사용자가 참여하는 국민DR, ‘에너지쉼표’를 통해 전력수요 감축뿐만 아니라 에너지절약 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DR이나 플러스DR 등 전력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보조서비스를 DR이 제공함으로써 전력계통 안정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전력수요 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DR시장은 에너지신산업의 핵심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저감과 새로운 에너지산업의 성장동력으로써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에너지쉼표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에너지쉼표’는 이른바 국민DR의 브랜드명입니다. 각 가정이나 소형점포 및 상가 등 계약전력 200kW 이하의 소규모 전기사용자가 전력거래소에서 요청한 특정 시간대에 전기 사용량을 평상시보다 줄이면 절약한 전기 사용량을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이나 마일리지, 포인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아낀 전기를 전력시장에 팔아 금전으로 보상받을 수 있어 좋고, 국가는 아낀 전력량만큼 발전기를 돌리지 않아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밑거름이 됩니다.

2023년 12월 기준 에너지쉼표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 고객은 약 2만 3,000가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에너지쉼표에 서울시 400만 가구 중 5%가 국민DR에 참여하여 가정당 평균 감축량(150W)의 전기를 줄인다면 소규모 열병합발전소 1대(약 30MW)를 정지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가정이나 소규모 건물, 상가, 점포 등에서 비교적 손쉽게 참여할 수 있고 에너지쉼표가 에너지신산업으로 탄소중립이나 기후변화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보니 공공기관이나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에너지쉼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 중인 곳도 있고 편의점 CU에서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에너지 쉼표 사업에 참여한 바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활발하게 보급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의 충전기를 통해서도 에너지쉼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올 겨울철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수요관리사업자의 대응 방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 년 중 수요관리사업자로서 가장 긴장되는 시기가 겨울과 여름입니다. 바로 전력사용량이 급등하는 시기입니다. 올겨울에도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예상됐지만 이상 기온 현상이나 발전소 탈락 등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하여 DR 시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겨울 전력수급대책기간은 2023년 12월 4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 약 3개월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기간 중에서도 특히 1월 3주차에 최대 전력수요(91,300~97,200MW)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같은 기간 중 전력 공급능력은 105.9GW에 달하고 있어 예비율 9.0~16.0%로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리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전력거래소의 수요감축 요청에 대응하기 위하여 5,000여 고객사의 전력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전력거래소와 수요관리사업자, 고객사를 잇는 연락망도 빈틈없이 점검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전기요금부터 원전, 신재생에너지, 전력수요와 공급, 외적으로는 국제유가나 LNG 가격, 기후변화, 탄소중립, RE100 등 에너지를 둘러 싼 매우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전력시장 제도도 계속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수요관리사업자를 대표하는 단체로써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달라지는 전력시장제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전력시장에 참여하는 다양한 발전원 중 하나로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전력수급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며 동시에 전력 도매가격을 낮출 수 있는 효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국민DR, 주파수DR, 플러스DR 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DR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만큼 새로운 DR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또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전력분야의 많은 석학들이 향후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분산형전원, 즉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자동차 등의 소규모 자원에 인공지능(AI)이나 스마트그리드, 사물인터넷(IoT) 등 ICT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대규모 발전소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수요자원 거래시장(DR)도 유연한 전력 공급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수요관리사업자 회원사 간의 유대관계를 도모하고 중지를 모아 DR시장 제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토록 하겠습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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