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상황 적극 대처 가능...대규모 정전 시 다른 발전소에 전력 공급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RE100 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 일정한 전기출력에 한계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에너지저장장치인 ESS와 더불어 양수발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수발전은 계통전력을 이용해 하부저수지 물을 상부저수지에 저장했다가 전력부족 시 상부저수지 물을 하부저수지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양수발전의 특징은 전력을 저장하는 기능이다. 대용량 발전원의 여유전력을 위치에너지(상부저수지물)로 변환시켜 저장하기 때문에 전기를 저장하고, 전력계통 전체로 보아 발전원가를 절감하게 된다. 실례로 심야 전력수요가 적을 때의 값싼 전력을 이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에 양수한다. 이후 하루 전력 사용 상황을 고려해 여러 가지 부하가 겹쳐져서 종합 수요가 커지는 시기에 발전함으로써 전력계통상의 전력수요량의 일부를 담당한다.
또 대용량 발전소의 고장 시 또는 전력계통의 돌발적인 사고나 긴급한 부하변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 등에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실제로 대규모 정전 시 자체기동 발전을통해 다른 발전소에 최초로 전력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연결방식에 따라 구분
양수발전은 터빈, 발전기, 펌프, 전동기가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 별치식, 탬덤식, 가역식으로 구분된다.
별치식은 펌프-전동기, 터빈-발전기가 분리돼 각각 양수와 발전을 하는 방식으로 넓은 설치공간이 필요하다.
탬덤식은 전동기와 발전기를 일체화했지만 펌프와 터빈을 분리한 방식이다. 신속한 시동 시간 등이 장점이다. 다만 유압설계 및 유압 설비 등의 추가에 따른 비용이 증가한다.
가역식은 일체화된 전동/발전기뿐만 아니라 펌프와 터빈도 일체화해 상부저수지에서 하부저수지로 물을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모드와 반대로 하부저수지의 물을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리는 양수모드 사이의 전환이 수월해졌으며 이로 인해 가변속 양수발전 개발의 기반이 됐다.
회전속도 제어 방식에 따라 구분
또한 회전속도 제어 방식에 따라 고정속 양수발전과 가변속 양수발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정속 양수발전은 전동/발전기에 교류 전기기계를 적용해 회전속도가 일정하며 발전모드일 때 출력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양수모드에서는 양수 부하조절이 불가능하다. 가변속 양수발전은 주파수변환기를 통해 전동/발전기의 속도를 조절하므로 이로 인해 발전 및 양수모드 시 빠른 출력 조절이 가능하다.
가변속 양수발전의 경우 1987년 일본 나루데에 22MVA급 첫 실증모델 이후 일본에서만 13기 3.5GW가 설치됐으며 독일, 슬로베니아, 스위스, 포르투갈, 인도 등도 이미 첫 설비를 도입했거나 건설 중이다. 국내의 경우 2022년 기준 4.7GW의 고정속 양수발전이 운영되고 있으며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변속 양수발전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시스템 운영에 따라 구분
시스템 운영에 따라 개루프형, 폐루프형, 혁신형으로 나눠지기도 한다. 개루프형은 천연 하천수와 직접 연결된다. 하천과 직접 연결돼 개발비용과 물 복원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폐루프는 하천수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저수지로 구성된다. 수역으로부터 독립돼 수생태계 보호 정책에 의한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 혁신형은 재생에너지 확대·보급에 따른 출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 자원으로 양수발전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양수발전 플랜트와 풍력, 태양광 등의 변동성 재생에너지와 결합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수발전은 기저부하의 보조 역할에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 대응설비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며 “향후 지속 확대될 재생에너지는 기존 발전기보다 전력계통 사고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에서도 양수발전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