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적용한 기술 주목...소방당국, 아크차단기 확대
지난 1월 서천특화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시장의 점포 227곳이 소실됐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합동감식반은 이번 화재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7년에 137개를 태웠던 여수수산시장 화재도 점포 내 전기 합선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전통시장, 노후공장, 산업단지 등 오래된 전기시설들은 전기화재에 더욱 취약하면서도 노후전기시설을 개선할 비용은 턱없이 부족해 전기화재가 발생하면 대형화재로 이어지게 된다.
전기화재 예방 분야에서 기존까지는 누전차단기에만 의존해왔다. 하지만 누전차단기는 특정 임계치에 작동해 비화재인 경우에도 차단기가 떨어져 상점이나 공장에서 설비가 정지되는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노후에 따른 고장률이 높고, 고장 유무 또한 확인 전까지 알 수가 없어 전기화재에 대한 예방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전기화재 예방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설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IoT, AI기술을 적용해 사전감지, 전기데이터 분석과 예측, 화재예방 솔루션, 실시간 모니터링 등 스마트 화재예방 솔루션이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화재 경보알림이 아닌 전기 데이터를 분석해 사전감지, 예측알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구현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산업통상자원부는 가로등·신호등·폐쇄회로TV(CCTV) 등 공공 전기설비를 대상으로 원격점검을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다중이용시설· 주거시설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앞서 디지털 전환(DX)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전기안전 분야 또한 IT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지난해 전기안전관리법과 시행령, 시행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전기 사용량 과부하 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지능형 전력계량시스템(AMI)에서 계측되는 전력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알려준다. 주요 기능은 ▲아파트 과부하 위험 예측 ▲전기품질 경보 알림 ▲전기품질 분석 리포트 등이다. 전기 이용률, 전압, 전기 요금, 사용 전력량 데이터를 AI가 분석·평가해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민간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에프에스가 개발한 스마트 전기화재 예방시스템 i-FireSens는 기존 분전함에 별도 보수공사 없이 전기 데이터 계측 센서를 설치하고 LoRa통신망을 구축해 무선으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2단계에 걸쳐 안전관리자 또는 관계자에게 전달된다. 뿐만 아니라 수집·분석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관제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화재위험을 예측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아크차단기의 설치 필요성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아크차단기란 스위치의 온·오프와 같은 정상적인 조작에서 발생하는 아크에는 동작하지 않고, 절연열화나 압착손상, 층간단락 등으로 아크가 발생한 경우에만 전원을 차단하는 보호 장치다.
소방당국은 아크차단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현장에 적극 알리고 있다. 서울 성동소방서, 전북 부안소방서, 충남 청양소방서와 계룡소방서·당진소방서, 인천 영종소방서 등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대책을 홍보하면서 아크차단기 설치를 당부하고 나섰다. 더 나아가 강원도소방본부는 도내 4개 시·군 100가구에 아크차단기 설치를 직접 지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아콘텍, 아이앤씨테크놀로지, 비츠로이엠, 제일전기공업 등 아크차단기를 개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다. 아크차단기는 누전차단기보다 약 15배 이상 비싸 적용하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아크(ARC) 발생시 0.3초 이내에 차단하면 점화확률이 65% 이내로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전기화재의 주요 원인인 아크(Arc) 발생시 이를 감지해 전원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아크(Arc)차단기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