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정치
에너지와 정치
  • 김창섭
  • 승인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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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다른 위원회와 비교할 때 갈등과 정쟁이 별로 없는 매우 부드러운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 정부 때부터 원자력을 중심으로 점차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정치가 개입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에너지는 지정학의 중심에 있는 가장 예민한 화두임에 분명하고 그 자체가 거대한 정치적 이슈이다. 미국과 중동 간의 갈등,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과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과 그 파국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실 에너지는 정치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면서 중화학 공업으로 발전한 나라이다. 항상 거론되는 바와 같이 전 세계에서 단위 국토 면적당 에너지소비가 가장 큰 나라인 것이다. 4계절이 뚜렷한 기후 특성상 냉난방 에너지는 민생의 기본이고 동시에 물가관리의 최고 우선순위 관리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에너지는 분명 정치적 영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이슈임에 분명하다.

물론 밀양사태나 부안사태 등 에너지를 둘러싼 크고 작은 갈등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지대임에 분명하지만 정쟁의 요소가 된 것이 별로 없었던 영역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에너지의 정치화는 정상적인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정치가 에너지의 깊은 어려움을 풀어내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의도 권력이 세종의 권력을 압도하고 그로 인해 정치가 정책을 왜곡시키는 상황은 안타깝다. 이번 총선을 통해 여의도 권력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될지, 특히 에너지와 기후를 둘러싼 여야 간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지 너무나 궁금해지는 상황이다.

이제 에너지는 탄소중립을 중심으로 작동하게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차기 국회의 기후와 에너지를 다루는 방식이 조금은 더 건설적이고 타협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섭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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