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변동성 및 간헐성 단점…에너지저장기술 대안
선진국들은 전 세계적 화두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분산에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분산에너지는 전통적인 중앙집중형 전력 수급 시스템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에너지의 사용지역 인근에서생산 및 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이동규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에 따르면 분산에너지는 대규모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을 필요로 하지 않아 발전소 입지 확보가 용이하다. 또한 주민수용성도 높일 수 있어 발전소 입지가 기존 대단위 발전소 및 송전선 건설보다 수월할 수 있다. 특히 송배전망을 신규로 건설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프라 건축비용과 운영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중앙집중적인 전원시스템보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중앙집중형보다 광역적인 정전사태의 우려가 낮다. 개별 분산전원에서 계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국지적으로만 이루어지고 다른 분산전원의 계통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반면 분산에너지자원 중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의 변동성 및 간헐성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일조량과 풍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할 수 있고 다른 시간대에서는 전력 수요보다 과도하게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 이에 향후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변동성과 간헐성 문제를 완화할 ESS, 양수(揚水) 등 백업설비가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리튬이온이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2035년까지 800억달러 성장
SNE리서치에서 발행한 ‘2024 Global ESS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리튬이온이차전지(LIB)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시장규모는 235GWh, 40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향후 2035 618GWh, 8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보인다. 이어 북미 시장이 2035년 181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역시 2018년 ESS 화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시장이 위축됐지만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ESS 산업 발전 전략이 발표되며 시장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박상희 산업통상자원부 신산업에너지과 과장은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분산에너지 설비 설치 다양화를 위해 ‘신재생·ESS’는 설치 의무비율의 10%를 충족해야 한다”며 “ESS를 통한 전기생산과 저장이 분산에너지 사업에서 저장전기판매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고 전력계통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 2029년까지 약 39억달러 시장 확대 전망
이와 함께 VPP(분산에너지 통합발전소)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VPP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실시간으로 통합시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정보통신, 전력전자및 제어 등 다수의 기술이 융합돼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 VPP시장 규모는 2023년 10억 6,200만달러에서 연평균 24% 속도로 성장해 2029년에는 38억 9,000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VPP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실례로 독일은 태양광, 풍력, 수력발전,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전력 발전 예측 의무를 부과하며 VPP모델을 구성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전력수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SS 사업자를 중심으로 VPP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에너지 부문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에너지원이 빠르게 증가하고 분산에너지원을 통합해 활용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가 분명해지고 있다”며 “분산에너지원의 공급주체로 VPP사업자를 활성화하는 부분이 필수적이며 수요자원시장, 전기차, ESS 등 다양한 자원을 통합시키고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는 시장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