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민간·철도·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실증 中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 전기차 확대 등의 이유로 배전망 포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설비증설이 필요하지만 배전설비 외 변전설비 증설 관련 수용성 확보와 주민의 이해관계 수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효율이 높은 DC 배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전기협회에서 발간한 전기연감에 따르면 DC 배전망은 기존 저압/특고압 AC 망을 대체하는 개념으로 전압레벨에 따라 LVDC(Low voltage direct current),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배전망으로 나뉜다. 아직 국제표준으로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는 않으나 CIGRE 워킹 그룹 잠정 기준안에 의하면 LVDC는 1.5kV 미만, MVDC는 특고압 직류배전으로 일반적으로 1.5kV이상(LVDC 최대전압)에서 100kV 이하(HVDC 최소전압)의 범위인 1.5~100kV로 정의한다.
DC 배전망은 AC(교류)와 다르게 주파수 성분이 없으므로 무효전력으로 인한 전압강하나 손실이 적다. 실례로 DC 배전망을 도입하면 △신재생에너지원 직접 연계로 접속 효율 향상 △BTB(Back-to-Back) 컨버터를 이용한 전력조류 제어로 기설 배전망 설비 이용률 증대 △기설 AC 선로를 DC로 전환함으로써 송전가능 전력량 증가 △대규모 직류수용가에 무정전/고품질 전력공급 등과 같은 미래전력 서비스제공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수용력 및 DC 부하 공급용량은 최대 2~4배 증가할 것이며, 배전망 증설을 회피함으로써 사회적으로도 큰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의 경우 LVDC는 민간기업 주도로 수용가 내 실증사업 위주로 수행됐다. 유럽의 DC 빌딩 시장은 초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핵심 기기인 DC컨버터, 차단기는 ABB, 지멘스, 슈나이더일렉트릭 등의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행 프로젝트에는 태양광과 재활용배터리를 DC로 연계한 메르세데스-벤츠 Factory 56, 네덜란드 Lelystad 공항의 DC 그리드 등이있다.
MVDC는 주로 철도와 신재생에너지 연계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DC 철도는 3kV까지 상업화가 완료됐으며 최근 프랑스에서는 3kV의 DC 철도망을 9kV로 승압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승압완료 시 전선 도체의 단면적을 70% 절감 가능해 100km 기준 2억유로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1.5kV 대비 변전소의 설치 구간이 60% 감소하며 효율은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율 증가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연간 약 15만유로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연계 분야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주로 100MW 이하의 중소규모 신재생에너지단지는 MVDC를 활용한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 방식으로 계통과 연계되며 전력품질 유지 및 중장거리 저손실 송전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전압과 주파수가 다른 배전계통을 연계하기 위한 MVDC의 연구도 추진되고 있다.
김욱원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시장의 증가 추이를 봤을 때 국내에도 관련 시장 규모의 증가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