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배전의 필요성
최근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원들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화에 의한 새로운 형태의 부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이러한 설비들은 대부분 DC(direct current, 직류)로 운영되고 있어 기존 AC(alternating current, 교류)계통으로의 도입 시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한다. DC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대부분의 재생에너지원 및 새로운 부하들을 AC 기반 기존 계통에 연계하기 위해서는 AC를 DC로 변환시켜주는 컨버터를 필요로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의 비효율성이 주목되고 있다.
수용가 근처의 태양광, 연료전지, 배터리 등 에너지원들의 DC 출력 전력을 DC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직접 사용할 수 있다면 더 효율적인 전력의 전송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최종 소비자 에서의 AC/DC 변환장치의 최소화 및 제거를 통한 에너지 효율성 증가와 설비의 경량화와 소형화에 대한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으며 마이크로그리드 등 독립전원망의 효율 향상을 위해 DC 기반의배전시스템이 중요해지고 있다.
HVDC(High Voltage Direct Current)를 중심으로 DC 기술 개발이나 상용화가 추진되어 왔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DC 기반 전원과 부하들로 인해 MVDC(Medium Voltage Direct Current) 및LVDC(Low Voltage Direct Current) 등 DC 배전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MVDC 기술 현황
DC 부하, EV(Electric Vehicle), 재생에너지원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MVDC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주로 미국, 중국, 유럽(영국, 독일)에서 관련 연구나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으며 선로 용량 증대나 전력 품질 보장 및 유연한 계통 운영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영국의 ‘Angle DC’ 프로젝트나 독일의 ‘E.on’ 프로젝트, 중국의 ‘Wenchang’ 프로젝트가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한국전력 및 정부 주도 사업을 통해 실증 및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수십 MW 단위의 부하 신규 공급 및 신재생 에너지원 연계가 많은 배전계통이나 섬과 내륙 계통 연계를위해 적용이 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DC 공급에도 적용되어 한전의 투자비 절감과 수요지의 전기요금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에너지신사업 규제자유특구’, ‘AC/DC 혼합 배전 네트워크’, ‘글로벌 혁신 특구 사업’ 등 많은 실증 및 시범사업을 통해 미래 DC 배전을 선도하고 있다.
LVDC 기술 현황
LVDC는 주로 가정, 사무실, 소규모 산업 시설에서의 이상적인 전력 공급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전자기기가 내부적으로 DC를 사용하기 때문에 AC를 DC로 변환하는 과정 없이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HD현대그룹에서 최근 글로벌 R&D센터를 신축하면서 세계 최초의 1MW급 상업용 빌딩 LVDC 시스템을 구축해 그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현재까지 1년 넘게 안정적으로 운영해 연간 전력 소모량을 4.1%(47.3MWh)를 절감했고,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더 절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LS일렉ㅌ릭에서는 LVDC 배전계통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전력반도체 기반 변압기 및 차단기 개발을 하고 있으며 시장 선점과 매출 확대 중이다.
전망
DC 배전으로의 전환은 새로운 전력 환경에 대비하는 미래 지향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환은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전력망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DC 배전 시스템의 점진적 도입은 DC 부하에 증가에 대응하는 기존 AC 시스템에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 될 것이라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적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표준화, 정책,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DC 기기 간의 호환성 확보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더 나은 에너지 접근성과 경제성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산업계, 정부, 학계, 그리고 관련 기관들이 협력해 DC 배전 기술의 발전과 함께, 표준화 및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DC 배전 기술은 우리나라에 특화된 탄소 중립 방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형태의 전력 사업 기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