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 현장에서 규정이나 지침 없이 시공자 마음대로 공사한다면 어떨까요? 최악의 경우 전기화재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죠? 시공자와 사용자의 생명과도 직결된 만큼현장에서 따를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해야 하는 건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럼 전기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은 어떤 지침을 따르며 일하고 있을까요? 혹시 생각해 보신적 있으신가요? 단적으로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콘센트만 봐도 분명 누군가가 공사를 해놨기 때문에 우리가 코드를 꼽고 사용하는 걸 텐데요. 그런 공사를 하려면 어떤 규정이나 지침을 분명히 따랐을 거고요.
이런 전기설비 실무자를 위해 마련된 지침서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전기설비규정 핸드북’입니다. 한국전기설비규정은 줄여서 KEC라고도 부릅니다. Korea Electro-technical Code의 약자인데요.
한국전기설비규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기설비기술기준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전기설비기술기준은 발전·송전·변전·배전 또는 전기사용을 위해 기계·기구·댐·수로·저수지·전선로·보안통신선로 그 밖의 시설물의 안전에 필요한 성능과 기술적 요건을 규정한 것이고, 한국전기설비규정은 기술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술적사항을 규정한 것입니다.
아주 예전에 전기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던 시기에는 선진국 등의 기준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국제표준과 다르게 운영되던 불필요한 규제와 불명확성을 해소할 필요성이 커졌죠. 그래서 국제표준과 부합하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만들어진 규정, 지금의 KEC가 도입된 겁니다.
한국전기설비규정 핸드북은 전기설비 실무자를 위해 설계, 시공, 감리, 검사 업무에 필요한 한국전기설비규정을 해설해주는 책입니다. 지난 2021년 1월 KEC의 제정에 맞춰 첫판이 발행되었는데요. 이번 4월 15일에 개정판이 발간됐습니다.
이번 개정판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고시·공고 되었던 전기설비기술기준 및 KEC의 개정 사항을 총망라해, 항목별 규정 취지와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이 수록됐습니다. 특히 지난 1월 초안을 마련한 후 한국전기기술기준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각계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반영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뭐가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첫 번째로, 전기설비기술기준 및 KEC 적용 시 해석이 모호한 조항과 시설의 안전보완 및 국제표준(IEC/ISO) 반영 등 개정 사항에 대한 상세설명이 수록됐습니다. 주요 개정 내용으로는 발전용화력 및 수력설비 내진기준,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천장은 폐배선 공사방법, 금속제 가요전선관 사용 요건, ESS 화재 예방 및 안전대책에 따른 시설기준, 전기차 충전설비 상세 기준 마련 등이 담겼습니다.
두 번째로는 전기설비기술기준 및 KEC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 중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꿨습니다. 관행적으로 쓰여 온 외래어, 일본식 한자어 등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용어로 순화 및 표준화하여 현장 적용성을 제고한 것이죠.
이 밖에도 한국전기설비규정과 더불어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대한 해설 내용도 개정판에 포함됐는데요. 더욱 다양한 해설과 정보를 참고할 수 있겠죠?
개정판은 대한전기협회 기술기준 홈페이지의 ‘한국전기설비규정-한국전기설비규정 핸드북’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다 자세한 사항은 대한전기협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고 합니다.
앞으로 누가 전기산업 현장 지침서가 뭔지 아냐고 물어보면 바로 KEC 핸드북이라고 답할 수 있겠죠?
이승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