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반된 기후변화 대응 정책...유럽, 녹색당 그룹 축소
‘76개국, 42억명’
올해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투표하는 슈퍼 선거의 해이다. 특히 미국, 유럽, 인도 등 세계적인 탄소 다배출 국가들도 포함돼 있어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안보, 통상 등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환경과 많은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의 대선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유력한 가운데 제3후보인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2명의 후보인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후변화를 다루는 데 있어 다른 입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산업구조 전반을 친환경화하는 노력과 경제 안보 정책 기조를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예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며 친환경 전기차에 대해 세액을 공제함으로써 내연기관 차량의 자연스러운 감소를 추진하면서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에 해외우려기관(FEOC) 조항을 둬 중국 정부를 포함한 해외 우려기관으로부터 생산된 부품이나 핵심 광물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 정부와 차별화를 두고자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50%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대통령 재임 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시킨 트럼프는 IRA를 비롯한 바이든 정부의 기후환경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해외언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IRA를 폐지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재생에너지 세제혜택 등은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한 자동차 배출기준 강화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경제와 일자리를 해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두 후보 모두 자국의 이익을 앞세워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현 대통령의 경우 2020년 대선공약에 포함했으며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도 세수 확보를 위해 지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를 2026년부터 본격 시행을 선언한 유럽연합(EU)은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선거를 마쳤다. 현재 총 705석으로 구성된 유럽의회는 27개 회원국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5년마다 선출된다. 가장 관심사는 강력한 기후환경 정책을 펼쳐온 녹색당의 의석 순이다. 녹색당은 2019년 선거에서 총 751석 중 74석을 차지했다. 이는 2014년 선거 59석보다 무려 15석 늘어난 수치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9일까지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르면 녹색당 그룹이 축소되고 반대편에 서있는 극우 정당이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녹색당의 부진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강력한 기후정책의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우현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의 기후환경 정책이 후퇴한다면 다른 나라의 정책 속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유럽을 필두로 한 기후환경 정책은 세계 산업 통상과 밀접히 연관된 만큼, 산업대응 측면에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모디 총리의 3연임이 확정된 인도는 기존 정부가 선언한 2070년까지 탄조중립 달성 목표를 위한 정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5선에 성공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을 기조로 기후대응에 대한 국제적 요구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