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술 정의 및 필요성
전 세계적으로 메가트렌드인 탄소중립 및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각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장려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태양광발전 산업은 그리드패리티 달성 등 가격경쟁력 확보와 다양한 시장 참여자 확대의 영향 등으로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산지가 전체 면적의 60% 수준이어서 대규모 태양광발전을 시행하기 위한 부지 제약이 있음에도 단위면적당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은 세계 3번째(269.3kW/km2)로 보급이 많이 되어 있다. 다만, 태양광발전 설치를 위한 노지 등이 점차적으로 적어짐에 따라 신규설치를 위한 부지확보에 난항이 발생될 수 있고, 설치환경에 따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이를 극복하고 재생에너지 보급량을 늘릴 수 있는 태양광발전 입지다변화 기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광 입지다변화란 기존의 노지에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는 것이 아닌, 특수 목적/기능을 병행하며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을 의미한다. 최근 영농형, 염전형, 펜스형,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 등 타 산업과 태양광발전을 통합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 및 실증되고 있으며, 해당 시스템은 부지의 제약을 완화하고 타 산업과 공존함으로써 주민 수용성 확보에 용이할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할 수 있어 산·학·연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영농형태양광은 농지에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하여 구조물 하부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구조물 상부에선 발전을 병행하는 시스템으로 동일 부지 내의 생산성을 60% 이상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며, 수직형 태양광은 방음벽, 펜스, 건물자재 기능을 유지하며 발전을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염전용 수중 태양광은 태양광발전 모듈 상부에 염수를 가두어, 염전의 기능을 유지하며 발전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의미하고, 마지막으로 도로 태양광의 경우 도로의 기능을 가지면서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2. 기술개발 사례
본 고에서는 여러 가지 입지다변화 태양광발전 시스템 중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영농형태양광과 수직형 태양광에 대한 전력연구원의 기술개발 사례를 소개한다.
가. 영농형태양광
우리나라의 경우 영농형태양광발전 실증사례는 약 66개소, 총 3.2MW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본 시스템의 보급 증진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입법 발의 등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행 농지법에 따라 농지의 용도일시변경을 통해 태양광발전 사업을 최대 8년밖에 시행할 수 없어 확산에 제한적이었지만, 최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농업진흥지역 이외의 농지에 대해 발전사업 영위 기간 8년을 최대 23년까지 연장하고자 하는 영농형태양광 도입전략을 의결하는 등의 사업 활성화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연구 중인 구조형태는 구축 및 시공에 유리한 구조물과 구조물의 거리가 8m 이내인 단(短)경간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에서는 구조물간의 거리가 10m 이상인 장(長)경간 구조를 갖는 시스템을 2021년 최초로 실증했고, 가장 큰 특징으로는 대면적 영농을 고려한 기계농에 유리한 장점을 갖는다. 다만 구조물 간의 거리가 멀어져 지지부재(포스트)의 크기가 커지고 이에 따른 구축비 상승 요인이 있어, 전력연구원에서는 장경 간 구조물의 구축비용 저감을 위한 구조 최적화 기반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나. 수직형 태양광
수직형 태양광은 펜스, 방음벽, BIPV 형태로 적용될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2021년 정부 실증과 제로 농어촌 펜스 태양광 과제가 착수된 바 있고, 최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통해 신규 과 제가 기획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해당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를 위한 별도의 부지가 필요치 않고, 유휴부지를 활용해 부지 임대료 등이 절감될 수 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 원에서는 양면 태양광모듈을 활용한 수직형 태양광발전의 설치조건에 따른 출력패턴을 확보하고 분석하기 위해 2023년 30kW급의 Test-bed를 구축해 운영 중에 있으며, 양면모듈의 전/후 면이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게 설치된 수직형 태양광발전의 쌍봉 형태의 발전출력패턴을 확보하고 있다. 해당기술은 동일 연계선로의 태양광발전 수용성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일반 태양광발 전의 낮시간 집중발전량을 전후로 Shift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재생에너지 Curtailment 및 Duck-Curve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3. 국내외 시장 전망
우리나라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이행전략을 수립했다. 이행방안의 한 축은 무탄소 전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이것은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발전원 체제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25년 세계 발전량 중 3분의 1이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등 재생에너지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또 한 유럽 국가들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타국의 에너지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전원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가 확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그림 2는 Fraunhofer ISE(독)에서 제시한 독일에서의 공존형 태양광 사례 및 잠재시장 규모를 나타낸 것으로, 그 시장별 규모는 농업공존형 태양광, 건물일체형 태양광, 도로/철도 태양광 등의 순서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에도 영농형태양광 등에 대한 REC 가중치 제개정 등이 논의되고 있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상용화를 고려한 대규모 Scale의 설계 기준 및 요소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 수직형 태양광 등 입지다변화 태양광에 대한 발전량, 주민 수용성,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적정 REC 산출 등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질 경우 입지다변화 태양광에 대한 많은 시장 참여자 증가로 탄소중립 달성 등을 위한 태양광 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승민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