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 ESG로 지역민을 아우르다
[현장을 가다] ESG로 지역민을 아우르다
  • 이승희 기자
  • 승인 2024.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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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제1회 한울 ESG 문화제’ 성공리 개최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로 볼 수 있다. 많은 기업이 ESG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이제 기업 경영에는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가 됐다. 그런 ESG와 문화제를 결합한 ‘제1회 한울 ESG 문화제’가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렸다.

지난 8월 17일 경북 울진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한울 원자력본부를 방문했다. 이날은 한울 ESG 문화제가 열리는 날로, 행사가 시작되는 시간보다 이르게 도착했더니 관계자들이 부스를 꾸리기에 한창이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ESG 물품 기부 캠페인’이 운영되는 부스가 보였다. 해당 부스는 문화제 방문객 및 지역주민과 본부 직원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됐다. 헌 옷과 같은 중고품을 기부해 재활용을 촉진, 나아가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기부 물품을 가져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부업체에서 기부영수증 등을 발급할 수 도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단연 ‘HANUL 스테이션’이었다. 한울 스테이션은 크게 6개의 체험형 부스가 꾸려져 있었다. 오전 10시에는 한산하던 부스들이 30분쯤 지나자 빈 의자가 없을 정도로 꽉 차기 시작했다. EAT 비건푸드 부스에서는 비건 빵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해당 행사는 원하는 내용품을 일회용품이 아닌 빈 용기에 담아갈 수 있게 하는 제도인 ‘리필 스테이션’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가정에서 미리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반찬통 등을 챙겨온 가족들이 많았다. 또한 한쪽에는 재사용 가능한 용기와 텀블러를 대여해 주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 미처 준비해 오지 못한 관람객들도 행사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시식코너 옆으로는 천연 하바리움 만들기, 천연 EM 주방 세제 만들기 체험 등을 할 수있는 부스가 있었다. 하바리움 만들기는 키트가 미리 준비되어 있어 자리에 앉은 채 공병에 내용물을 차례대로 넣으면 됐고, 세제 만들기 역시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 미리 만들어져있는 세제통에서 소분 가능한 용기로 세제를 옮기고 난 뒤 EM 미생물 원액, 라벤더 오일을 조금 넣어주면 세제가 완성된다. 미취학아동인 자녀들과도 함께 즐기기 안성맞춤으로 보였다. 부스들에서 조금 떨어진 에너지팜 건물 뒤편에는 업사이클링 관련 부스 3곳이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키링과 마그넷을 만드는 부스들이 눈에 띄었다. 키링은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활용해 만들 수 있었고, 마그넷은 바다에 버려진 채 마모된 유리병 쓰레기를 이용해 만들 수 있었다. 핸드폰 고리에 아기자기한 비즈와 병뚜껑을 끼우는 작업은 쉽지만 재밌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 예쁜 소품으로 탄생시킨다는 점이 부스를 찾은 아이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으로 다가갈 것 같았다. 부스 운영자들 역시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도 한 명의 참가자도 소홀히 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체험부스 관리자는 “모든 부스가 경북 지역에서 실제로 자영업 및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로 꾸려져 있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각 체험부스들에서 체험이 끝나면 관람객들은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스탬프는 각 부스에서 한 번씩 받을 수 있고 총 6개까지 모을 수 있다. 3개당 5,000원 쿠폰으로 교환 가능해 모든 부스 참여시 10,000원의 쿠폰을 받게 된다. 이 쿠폰으로 행사장 내에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음식과 교환이 가능하다. 푸드트럭 역시 재활용 용기를 가져가야 음식을 받을 수 있어 행사 취지에 적합해 보였다.

이날 다른 건물에서는 산업안전교육장과 연계한 ‘S.O.S 안전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첫 번째 S는 SET의 약자로 안전모 착용 체험이었으며, 해당 안전모를 착용하면 두 번째 O 체험부스로 향할 수 있었다. O는 OUT의 약자로 약 2~3분가량 지진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실제 아파트 부엌처럼 꾸며진 부스에 들어서면 잠시 후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참가자들은 식탁 밑으로 숨어 실제 지진 때처럼 몸을 웅크린다. 체험이 끝나면 몸을 보호했던 식탁 밑에서 나와 가스 불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한 뒤 문을 열고 해당 장소를 빠져나온다. 실제 지진만큼 건물이 흔들리기 때문에 지진을 접해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한 체험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마지막 S 부스는 SPRAY의 약자로 소화기 화재진압을 체험해 보는 곳이다. 지진 대피나 소화기 사용법은 실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익혀둬야 하는 대처법이므로 자녀와 함께 문화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겐 유용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였다.

15시가 되자 이번 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댄스페스티벌 ‘Show Me Your Energy’가 한울에너지팜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대구·경북에 주소를 둔 중고등학생 또는 청소년 댄스동아리 중 예선을 통과한 13팀이 경연에 참가했다. 심사위원은 김광수(원밀리언 소속), 최정호(서울예대 외래교수), 송지현(팀 에이치 리더)씨가 맡았다.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팀 에이치의 축하공연도 있었다.

이날 대상인 한울원자력본부장상은 M플리오리트팀이 수상했다. 이 외에도 총 6팀이 금상(울진교육지원청교육장상: TAG)과 은상(한울다움상: 유로비트, 로미오, Nu Origin), 동상(미래에너지상: QVO), 인기상(한울상생상: 하이에너지)을 받았다.

이세용 본부장은 “청소년들이 끼와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ESG 가치 공유를 비롯해 지역 상권과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울진의 대표적인 청소년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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